모니터는 한두 푼 하는 장치가 아니니, 잘 알아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려운 용어와 개념이 많아서 좋은 기준을 정한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보탬이 되고자 모니터 필수 구매 가이드를 정리했습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보려고 노력했으니, 참고하시면 정확한 기준을 잡고 용도에 맞는 모니터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모니터 기본기 살펴보기
디스플레이 크기
TV는 클수록 좋다는 얘기가 있지만, 모니터는 무작정 큰 종류를 선택하면 오히려 불편합니다. 사용 환경 특성상 시청 거리가 짧고 용도가 제각각이라 적당한 크기를 선택하는 게 중요해요. 참고할 만한 내용은 아래 정리했습니다.
- 24인치 : 24인치 이하 모니터는 짧은 거리에서 봐도 한눈에 모든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에 적당합니다. 예컨대 FPS 게임이나 RTS 게임에 활용하기 좋죠. 실제로 많은 게임 대회에서 공식 모니터를 24인치로 선택하기도 하죠. 다만,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을 많이 즐긴다거나, PC에서 게임 외 다양한 작업을 한다면 24인치가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27인치 : 가장 많은 사용자가 선택하는 크기입니다. 일반적인 사무 용도,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 웹 서핑 등, PC로 하는 대부분의 작업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크기입니다. 특정 목적을 가진 전문적인 작업이 아니거나, 특별한 용도를 고려하는 게 아니라면 27인치를 선택하세요. 가장 많은 사용자가 찾는 크기인 만큼 제품 종류도 다양하고 선택폭이 넓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가성비를 챙기기 좋은 크기입니다.
- 32인치 : 영화 감상, RPG 게임, 영상 편집 등, 몰입감이 중요하거나 전문적인 작업을 할 때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창 여러 개를 띄워서 사무를 보거나, 기타 멀티 태스킹이 중요한 사용자에게 적당한 크기입니다. 다만, 크기가 커서 60cm 시청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책상에 설치하는 걸 권장합니다.
- 32인치 이상 : 더 많은 자료를 띄우고 싶거나, 더 큰 화면이 필요하다면 기호에 따라 32인치 이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듀얼 모니터, 트리플 모니터를 구성해서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책상이 넓으면 서류를 많이 펼쳐두고 일할 수 있듯이 모니터가 클수록 멀티태스킹 효율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건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디스플레이 비율
화면 비율은 선택폭이 좁아서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16:9 화면 비율을 선택하면 무난합니다. 모니터 하나로 듀얼 모니터처럼 쓰고 싶을 땐 21:9 화면 비율도 고민할 수 있습니다.
단, 24인치 이하 작은 모니터를 장만한다면 16:10 화면 비율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크기가 작은데 16:9 비율을 가진 모니터는 세로 길이가 짧아서 불편한 구석이 있습니다.
패널 종류
일반적인 패널 종류별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TN 패널
특징 : 낮은 응답 속도, 높은 주사율, 저렴한 가격, 좁은 시야각과 부족한 색 표현력
용도 : 비전문 작업 - IPS 패널
특징 : 넓은 시야각, 우수한 색 표현력, 뛰어난 이미지 품질, 느린 응답 속도
용도 : 일반 용도, 사진 편집, 그래픽 디자인 - Nano IPS 패널
특징 : IPS 패널보다 더 넓어진 색 영역, 넓은 시야각, 느린 응답 속도
용도 : 일반 용도, 사진 편집, 그래픽 디자인 등 - VA 패널
특징 : 깊은 암부 표현력과 높은 명암비, 뛰어난 색 표현력, 느린 응답 속도
용도 : 일반 용도, 엔터테인먼트 용도 - OLED 패널
특징 : 무한대 명암비, 깊은 검은색, 빠른 응답 속도
용도 : 전문 작업용 - QLED 패널
특징 : 더 밝고 선명한 화면, 압도적인 색 영역
용도 : 전문 작업용
패널에 따라 특징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주의할 부분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요즘에는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패널이 가진 단점을 많이 보완했고, 고가 제품일수록 패널 간극이 줄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해상도
해상도가 높다는 건 화질이 선명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지만 작은 화면에 해상도만 높은 모니터는 가독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불편한 구석이 많습니다. 크기에 맞는 해상도를 선택하는 게 좋아요.
- 24~27인치 : FHD (1920 x 1080) / 약 200만 화소
- 27~32인치 : QHD~UHD (2560 x 1440~3840 x 2160) / 약 400~800만 화소
가장 대중적인 27인치 모니터를 준비한다면, FHD 또는 QHD를 선택하면 되는데, 엔터테인먼트 비중이 높을수록 해상도가 높은 쪽으로 가는 게 유리합니다.
단, 해상도가 높아지면 가격은 비싸집니다. 그리고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건, PC가 연상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니 고해상도 모니터를 준비할 땐, 그래픽카드가 호환되는지 한 번쯤 체크해야 해요.
주사율
주사율은 1초에 얼마나 많은 이미지를 보여주는지 나타내는 지표이며, 보통 Hz(헤르츠) 단위로 표현합니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확실히 화면이 부드러워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반드시 높은 주사율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용도로 쓴다면 60Hz만 선택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자주 한다면 144~165Hz 정도를 추천합니다.
- 요즘에는 200Hz를 넘는 초고해상도 모니터도 나옵니다. 165Hz를 넘어가면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고, 해상도가 높을수록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니 초고해상도 모니터를 알아본다면, 실제로 체험한 뒤에 구매하는 걸 권장합니다.
응답속도
응답속도가 느릴수록 화면에 잔상이 잘 보입니다. 그래서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자주 하거나, 엔터테인먼트 용도라면 응답속도가 빠른 모니터를 선택하는 게 유리합니다.
게임용 모니터를 알아본다면 0.5~4ms 응답 속도를 선택하세요. 그리고 일반 용도라면 5~8ms를 선택해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참고로 응답속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GTG, MPRT, OD가 대표적인데, 테스트 방식과 특징을 세세하게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OD 방식보다 GTG 방식이 신뢰도가 높다는 건 기억해 주세요. 하나는 1ms(OD) 반응 속도를 보이고, 하나는 1ms(GTS) 반응 속도를 보인다면, GTG 테스트를 거친 모니터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OD 측정값이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GTG보다 역 잔상이 잘 생기는 건 분명합니다.
색감
모니터 광고를 보면 색감 표현력이 좋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죠? 색감 표현력이 좋다는 건, 실제로 봤을 때 선명하게 보이고 현실감이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색 영역이 넓은 모니터를 선택하는 게 좋은데, 색 영역을 보려면 미리 알아두어야 하는 개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sRGB
용도 : 웹 서핑, 일반 사무 용도
특징 : 일반적인 모니터가 sRGB 색 영역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NTSC
용도 : TV 시청, 웹 서핑, 일반 사무 용도
특징 : RGB 체계가 아닌 YUV 색상 체계를 사용하지만, 색 영역은 sRGB와 거의 비슷합니다. - Adobe RGB
용도 : 그래픽 디자인, 사진 편집 등
특징 : sRGB보다 색상 영역이 더 넓고, 다양한 전문 작업에 적합합니다. - DCI-P3
용도 : 영화 및 동영상 제작, 일부 게임 및 콘텐츠
특징 : 높은 적색 영역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으며, 영화 및 동영상 콘텐츠에 적합합니다.
즉, sRGB 75%라는 건, sRGB 색상 영역에서 75% 정도의 색감을 표현한다는 의미입니다. ‘%’ 값이 커질수록 색 표현력이 좋아지는 것이죠.
- sRGB 100%, NTSC 72% 미만 색 표현력은 화면이 뿌옇게 보입니다. 물 빠진 색감이 싫다면 최소한 sRGB 100%, NTSC 72% 이상 모니터를 선택하세요.
- 전문 작업, 몰입감 있는 게임을 원한다면 최소한 DCI-P3 90% 이상을 선택하세요. 95% 이상이라면 더 좋습니다. 다만, 일반 용도라면 과장된 색 표현력이 오히려 눈의 피로감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명암비
모니터가 표현하는 가장 밝은색과 가장 어두운색을 몇 단계로 구분하는지에 따라 명암비가 달라집니다. 색 표현력이 좋은 모니터라도 명암비가 떨어지면 색감 구분이 어렵습니다. 반대로 명암비가 높은 모니터는 이미지에 깊이감이 더해지고, 디테일 표현력도 좋습니다.
그래서 일반 용도라면 1,000:1 명암비만 선택하면 충분하고, 고화질을 원한다면 3,000:1 이상 명암비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동적 명암비를 따로 표기하는 모니터가 있는데, 동적 명암비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고정 명암비만 체크하세요.
최대 밝기
최대 밝기는 cd(칸델라)로 표기하며, 값이 클수록 모니터가 밝은 빛을 낼 수 있습니다. 밝을수록 쨍한 화면을 볼 수 있지만, 실내에서 사용하는 모니터의 특성상 스마트폰처럼 밝은 수준을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300cm/m2 이상만 선택해도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습니다.
모니터 부가 기능 살펴보기
브랜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가격 차이가 2배 정도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선택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말리는 경우가 있죠.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렴한 가격이 중요할 땐 중소기업 모니터를 선택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조립 품질이나 서비스까지 고려한다면 대기업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대기업 모니터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A/S뿐만 아니라 초기 불량 빈도, 패널과 AD 보드까지 생각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험상 내구성도 대기업이 좋았고, 제원과 체감 성능 괴리감도 대기업이 훨씬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왕이면 대기업 모니터를 권장하는 편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중소기업 모니터가 더 마음에 든다면 얼마든지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게이밍 기능
요즘에는 게이밍 기능을 넣은 모니터가 대부분이라 굳이 살펴볼 필요가 없습니다. 특별히 원하는 기능이 있다면, 해당 기능이 있는지 정도만 체크하셔도 무방합니다. 참고로 대표적인 게이밍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FPS, RTS, 레이싱 등, 게임 종류에 맞춰서 화면 출력을 최적화하는 게임 모드
- 강제로 명암비를 조절해서 암부 디테일을 살리는 블랙 이퀄라이저
- FPS에서 반응 속도를 더욱 높여주는 인풋렉 제어
- FPS 게임에서 에임을 보조하는 조준선
당연한 얘기겠지만, 부가 기능은 부가 기능일 뿐입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과 부가 기능이 다양한 제품 중 선택해야 한다면,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부터 고려하셔야 합니다.
시력 보호 기능
미세한 깜빡임을 없애는 플리커프리 기능, 눈 피로감을 덜어주는 블루 라이트 차단 기능은 기본 옵션이라 할 정도로 대부분 모니터가 지원합니다. 그래서 굳이 체크할 필요가 없습니다.
빛 반사 차단
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 중 한 가지가 모니터 빛 반사 차단 코팅입니다.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종류별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논글레어 : 표면에 화학 처리를 하면서 빛 반사율을 줄인 제품으로 햇빛이 강한 환경이나 밝은 사무실에서 쓰기 좋습니다.
- 안티글레어 : 패널 표면에 코팅 처리를 한 방식으로 논글레어보다 빛 반사가 많지만 화면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줄였습니다.
- 글레어 : 빛 반사가 심하지만 또렷하고 정확한 색감 표현이 특징입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사용하기 좋고, 색감이 중요할 때 선택하기 좋습니다.
보통 논글레어나 안티글레어처럼 빛 반사율이 적은 모니터가 좋다고 하죠?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에 맞춰서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 논글레어와 안티글레어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적당합니다.
스탠드
스탠드 기능이 다양하면 사용자 시야 최적화가 가능해서 여러모로 요긴합니다.
- 틸트 : 모니터 위아래 각도를 조절합니다.
- 스위블 : 모니터 좌우 각도를 조절합니다.
- 엘리베이션 : 모니터 높낮이를 조절합니다.
- 피벗 : 모니터를 가로 또는 세로를 전환합니다.
스탠드 조절 기능이 필수는 아니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기능이 많은 스탠드를 선택하세요. 특히 피벗 기능은 코딩 작업이나 세로로 촬영한 영상 시청, 웹 서핑, 문서 작업에 엄청 요긴합니다. 저도 듀얼 모니터로 구성하고 하나는 피벗 상태로 쓰는 중인데,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스탠드 기능이 부족하다면 모니터 암을 추가 설치해서 부족한 조절 기능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 암을 사용할 예정이라면 베사홀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확장 포트 구성
모니터마다 연결 포트 종류가 다릅니다. PC와 연결할 수 있는 포트 종류를 고려하세요. 특히 모니터와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 USB-C 타입 연결이 가능한지, 노트북에 DP Alt Mode 기능이 있는지 동시에 확인해야 합니다.
여담으로 포트는 입력 단자와 출력 단자 모양만 다른 게 아니라 대역폭도 다릅니다. 고사양 모니터를 선택할수록 발전된 포트를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즉, 고사양 제품일수록 HDMI 2.0보다 DP 1.4를 연결해서 쓰는 게 좋고, DP 1.4보다 HDMI 2.1을 연결해서 쓰는 게 좋습니다.
무결점 정책
기껏 장만한 모니터에 불량 픽셀이 있다면 영 찝찝합니다. 그러니 모니터를 준비할 땐 무결점 정책을 지원하는지 체크해 보세요.
- 불량 화소(휘점, 암점 등)를 구분하는 기준은 제품이나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추가로 내가 받은 모니터가 양품인지 테스트를 해야 보증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모니터를 구매했다면, 모니터 성능 점점 사이트도 한 번쯤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기타 추가 기능
모니터는 다양한 부가 기능을 지원합니다. 지금도 새로운 부가 기능을 개발하고 추가한 모니터가 개발되는 중이죠.
-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기능
- 본체와 모니터를 직렬로 연결하는 데이지 체인 기능
- 2개 이상 장치를 동시에 연결해서 화면을 분할하는 PBP 기능
- 2개 이상 장치를 한 화면에 겹쳐서 출력하는 PIP 기능
- 터치하면서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 별도로 스피커 연결을 할 필요가 없는 내장 스피커
- TV 겸용으로 사용하는 TV 수신 기능
당연한 얘기겠지만, 부가 기능이 많을수록 가격은 비싸집니다. 하지만 게이밍 기능처럼 부가 기능은 부가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기본기보다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없습니다. 부가 기능이 많은 제품이 보인다면, 정말 나에게 필요한 부가 기능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외부 스피커가 있다면, 내장 스피커가 있는 모니터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애초에 스피커는 크기와 세팅이 중요한데, 모니터 안에 있는 스피커는 성능이 좋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장 스피커가 있어도 외장 스피커나 헤드셋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활용도가 떨어지는 부가 기능이 많아서 가격만 비싸지는 모니터는 피하는 걸 권장합니다.